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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문화읽기

아버지, 주호민

by 황정현 2022. 10. 20.

[출처- 주호민 인스타그램]

얼마전 웹툰작가이자 유튜버? 파괴왕 주호민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집안에 강도가 들었고, 본인은 흉기를 든 상대에 놀라 넘어지고 손에 상흔을 입었으나, 아내의 신고로 검거됐다는 내용이었다. 강도는 주작가에게 수억의 현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직접 아는 지인은 아니나 익숙한 누군가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하니 놀랄 일인데, 기사를 찬찬히 읽어보니 그보다 더 의아한건 범인이 검거된 후 주작가의 반응이었다. 기사에서는 그가 범인의 범죄동기를 알게되고 그에 공감하며, 구속될 아버지로 인해 남게 될 그의 자녀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도무지 이게 무슨 말인지. 일단 이게 가감 없는 팩트 기사인건지, 그렇다면 과연 이런 말을 한 주호민은 저게 진심인건지. 아리송함을 넘어 참 의아한 기사였다. 그래서 그냥 강도를 당했고, 범인은 구속됐다는 팩트만을 기억에 남겼다.

그러다 어제 유퀴즈에 나온 주작가의 방송분을 봤는데, 거기서 또 다른 새로운 얘기를 들었다. 첫째 아이가 어릴때 자폐 판정을 받았고, 그로인해 겪은 마음 고생과 과정들을 담담하게 얘기해줬다. 그리고, 그제서야 강도기사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것 같았다.

[출처- tvN 유퀴즈]


설마 강도의 가정, 자녀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자폐를 가진 아들을 위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하는 그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가족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하게 오랫동안 고민해 왔기에 가능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나에게 그다지 존재감 있는 캐릭터가 아닌데, 얼마전 '재즈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영상과 밈을 보고 호기심을 갖게 된 주호민이다. 마냥 우습고 속없는 사람은 아니구나 싶고, 오랜 아픔과 시련에서 비롯된 깊이, 감화력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황정현 목사 (제자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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