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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서평, 리뷰

[신간] 한국교회는 '목회중독'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을까?

by 황정현 2015. 6. 16.


한국교회는 '목회중독'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을까?

황정현목사(제자도연구소)

한국사회의 중독증상은 고질적이다. 직장인의 근무시간은 OECD 평균을 훌쩍 넘어선다. 이는 한국교회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부분의 목회자에게서 쉽사리 '중독'증세를 만난다. 일상의 대부분을 '교회일'에 매달린다. 목회중독이다.

중독은 두가지 경향을 보인다. 중독을 부인하는 것과 중독 과정을 지극히 정상이라고 여기는 그것이다. 이러한 경향이 중독을 벗어나기 어렵게 한다. 목회자 스스로 자신을 중독이라하는 이는 드물 것이다. 허나 그것이 중독의 대표적 모습이다. 이미 한국교회는 구조적으로 중독성을 지니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교회일과 모임, 수직적 조직문화, 기업적 성과주의. 이런 구조속에서 목회자의 책무는 과로를 이끈다.

목회중독은 개인에서 그치지 않고, 조직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중독조직'이 되는 것이다. 구성원 전체가 '중독자'가 되고, 조직 자체가 '중독물'이 되는 것이다. 최근 연일 터져나오는 한국교회의 불미스럽고 참담한 사태들은 이런 배경속에서 양산되는 자연스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중독조직으로서의 한국교회,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책은 1998년에 씌여진 책을 강수돌교수(고려대)가 번역했다. 외국신간이 출간즉시 번역되어 나오는 최근 추세로 볼 때 인상적이다. 평소 한국사회의 노동현실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그의 의도성이 엿보인다. 마침 역자의 변에서 그 의도를 설명한다.

"내가 이 책을 본격적으로 번역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이다. 세월호 사건의 발생 원인과 그 이후의 대응 과정을 보면서 우리사회가 얼마나 총체적으로 병들어 있는지 절감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성장과 부에 중독되어 침몰하고 있음을 알려 주는 끔찍한 신호였다. 대한민국 전체가 일종의 중독 조직이요, 중독 사회였다. 우리 자신을 들여다볼 시기라는 생각이 절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이야말로 그 과정에서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 보았다."

강교수가 바라보는 한국사회는 한국교회의 다름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그날 이후 교회 내/외부를 통해 동일하게 치명적인 중독성을 지켜봤다. 몰락이라는 표현외에 어떤 적합한 단어가 있을지 싶을 정도로 한국교회는 침몰하고 있다. 모쪼록 "새로운 고전"(역자의 표현)이라 명명된 이 책을 통해 중독에 빠진 우리 모두가 구원의 실마리를 찾기 바란다.

"오늘날 우리가 조직 개발 분야에서 아무리 많은 글을 읽고 수많은 시도들을 한다 할지라도 많은 조직들이 중독적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그 대부분은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사람들이 개인 및 조직이 앓고 있는 이 중독문제를 올바로 직시하고 제대로 고치고자 결단하기만 한다면, 서서히 회복이 진행되면서 개인은 물론 조직 차원에서도 훨씬 더 바람직하고 훨씬 더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저자, 14.

도서명_중독 조직(The Addictive Organization)
저자_앤 윌슨 새프, 다이앤 패설
역자_강수돌
출판사_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