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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20

칼빈과 한국교회 한국교회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는 스스로 준거와 준칙으로 삼는 것에 반(反)하여 신앙을 구성해왔다는거다. 이는 성경까지 가지 않더라도 한국 대부분의 보수교회에 익숙한 칼빈과 그의 저서들만 보더라도 그렇다. 특히 우리교단에서 칼빈은 교주인지, 신앙의 대상인지 싶을 정도로 점유율이 높다. 신대원을 다니며 3년 내내 들어온 이름이고, 당시 칼빈탄생 500주년이 있던 시기라 얼마나 많은 관련 행사와 이벤트들이 있었던지. 교수요원이 되려면 칼빈을 전공하거나 논문을 써서라도 어필해야 그 좁은 신학교수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고, 그걸 인지한 학생들은 걸핏하면 칼빈을 언급하기 일쑤였다. 조직신학, 역사신학, 실천신학 제 분야가 무엇이건 어디라도 칼빈을 끌어들인다. 이런 환경에서 학문을 하니 관련 자료가 쌓이고, .. 2023. 6. 28.
교회개척의 상상력 평소 친분있는 세명의 목회자를 그분들 현장에서 뵈었다. 모두 제도권교회의 경계선에 있는 목사들이다. 이젠 '개척교회 목사'라는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아졌다. 목회가 다원화 되었다. 이건 주도적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는데 어쨌든 한국교회 구조는 생각이상으로 큰 변화가 진행중이다. 한 명은 몇년전 연구소 공간에서 주일에만 사용하여 예배를 드리게되어 친분을 갖게 됐는데, 당시에도 목회적 고민과 교회공간, 그리고 변화하는 흐름에 대한 대처, 그리고 생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페북으로 소식만 듣다 이번에 찾아가보니 북카페를 마련해 아내가 그곳을 운영하며 교회공간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돼 가는 것 같았고, 본인은 조금씩 일손을 돕던 목수일을 본격적으로 해나가고 있었다. 공간이 참 좋았다. 직.. 2022. 11. 9.
한국교회와 영끌 의식하지 않아도 하게 되는 일은 한국교회를 복기하는 일이다. 최근 르포, 다큐, 탐사보도 등으로 얼마 전까지 이슈였던 2030 영끌, 그 이후에 대해 다루는 걸 종종 본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원인과 그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배제하고 지금 그들은 어떠한가를 보면 상당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듯하다. 영혼을 끌어모았지만, 금리는 오르고, 주식은 연일 신저가를 갱신하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도 접한다. 근본적인 사회구조를 넘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건 몇몇 성공신화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 있다. 미디어를 통해 파이어족이 된 이들의 간증(?)을 접하며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은 것이다. 그게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그 결과 극소수에게 놓인 의자에 앉지 .. 2022. 11. 8.
한국교회는 숙의熟議 기독교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간의 한국교회는 교회성장론에 함몰돼 성장지상주의를 추구했다. 하지만, 상당부분 경제성장과 맞물려 진행되었던 그것은 경제성장이 꺾임과 동시에 정체되었다. 게다가 사회가 다원화되고 입체화 됨에 따라 기독교의 목표를 매우 단순화 해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목회형태는 더이상 지지받기 어려워졌다. 동시에 그렇게 초고도 성장을 추구한 한국교회의 폐해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며 사회의 지지를 얻기도 어려운 형국이 되었다. 그렇게 한국교회는 성장을 멈추고, 나아가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들어서며 그간에 사용해오던 구호와 방법론 프로그램들이 무용해지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황 인식을 하지 못한 대다수의 교회는 여전히 교회 내부적으로는 예배당건축과 교회성장을, 외부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출세하라는 고지론을 주요 메시지로 양산해 왔.. 2022. 4. 22.
영혼이 있는 목회 주일이다. 불과 일년 전만 해도 예상치 못하던 한국교회 모습이다. 불확실에서 비롯되는 불안정함이 관련자들에게 느껴진다. 이럴수록 고민의 방향은 다른쪽이어야 한다. 그간 습관처럼 의식해오던 [숫자]가 아니다. 그게 예배당이건 가상공간이건 숫자는 본질상 큰 의미가 없다. 그보다 중요한건 [영혼]이 있느냐 하는 것. 오롯한 정신을 담아내는 종교행위이냐는거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건 모임의 대상, 청중이전에 종교지도자-목사의 존재다. 한국교회는 90-2000년대 유례없는 교회성장의 시기를 지냈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본질을 망친 원흉이 되었다. 모든 것이 넘쳐나니 고민의 방향은 예배당건축, 이벤트, 교인관리로 모아졌고 목회자 수급 역시 그에 맞게 이루어졌다. 사역자를 구하는 공고에는 우습게도 경영, 마케팅을 전공.. 2021. 3. 17.
목회라는 기본기 ​ 목회는 개인기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다. 그게 어떤 형태이건 말이다. 얼마 전, 나름 지역에서 도서관을 운영하는 형태의 목회로 인정받고,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해나가는 목사님이 연구소를 다녀가셨다. 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에 신대원 졸업 후 몇년간의 트레이닝(?) 기간이 있었다는 얘길 꺼냈다. 수년을 알고 지냈지만, 처음 들은 이야기다. 꽤나 심취해서 성경신학에 대한 학습가 거기서 파생된 실천신학을 고민했다고. 그 시절 그 과정이 지금 사역의 토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얘길 들으며, 새로운 형태의 목회를 단단하게 잘해나간다 했는데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다. 소통이 중시되는 시대고 트렌디함이 주목받는 시대이나, 언제나 개인기에 앞서는 것은 기본기다. 결국 목회란 성경을 .. 2017. 5. 29.
믿음이란 무엇인가 ​​1. 믿음이 무엇인가. 믿음이 나의 소유인가. 내 것인가. 믿음은 내 실력인가. 내가 과시할 나의 유산인가. 믿음으로 사람의 높고 낮음을 가리고, 믿음으로 자신의 욕망에 군불을 땔 수 있는가. 한국교회에게 믿음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믿음은 무엇인가. 2. 한국교회의 문제는 전병욱이 성범죄를 저질렀기 때문도 아니요, 오정현이 큰 건물을 지었기 때문도 아니요, 조용기가 돈 지랄을 했기 때문도 아니다. 한국교회 문제는 믿음을 모르는 것이다. 수십년간, 십수년간 예수를, 그것도 열심히 믿어왔다면서 뭘 믿는지 모르고 믿는게 진짜 문제다. 3. 믿음이 무엇인가. 무엇을 믿는게 믿음인가. 예수를 믿는 것이다. 그러면 예수를 믿는 예수교는 예수의 무엇을 믿는가. 좋은 말씀? 착하게 살아라. 교회 잘 다녀라. 예배 .. 2017. 2. 7.
팀 켈러가 한국교회에 유의미한 이유 팀 켈러가 한국교회에 유의미한 이유는 그의 신학적 보수성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보수적이다. 비록 신학이 진보적인 경우도, 교회의 모습이나 목회는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최근 한국교회가 방향을 잡지 못하는 큰 이유는 이 보수교회들이 목회방향을 잡지 못하는데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기존까지는 교회성장의 시기였으니, 일단 모인 사람들을 데려다 놓고 이것도, 저것도 하면 됐으나 이젠 그런 시대가 아니다.그런 면에서 이젠 '선교적'이어야 한다. '선교'라는 단어 자체도 여러 정의와 뉘앙스가 있겠으나 일단 통상의 의미로, 더이상 자발적으로 모여들지 않는 시대를 뜻해서 선교적이라는 것이다. 팀 켈러는 이 부분에서 철저히 를 키워드로 선교적 고민을 해왔다. 단지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이 아닌, 하나님나라 관점에서 '교회는.. 2016. 7. 5.
세월호, 우리 모두의 십자가 ​그날 이후 오랜 고민과 많은 생각을 했다.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우리의 마땅함은 무엇인가. 쓰라린 생채기를 끌어안고 남은 고통을 마저 겪어야 한다. 그 고통은 우리의 회개로 이어져야 한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돈을 숭배한 우리의 악마성을. 간단히 적을 상정해 화살을 돌리면 문제는 간단해진다. 허나 그것이 진실인가. 정말 우린 무책임한가. 힘을 숭상하고 강자를 숭배한 우린 정결한가. 불의한 지시에 저항하지 않은 우린 의로운가. 다시 사는 길은 참된 회심이다.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악마성을 휘발하는 중화(中和)여야 한다. 멸망을 향해 파국으로 치닫는 우릴 멈춰 세울건 없다. 세월호가 우리의 미친 욕망과 문명을 제동할 '좁은문'(마7:13)이다. 세월호는 우리자신이 못박혀야할 십자가다... 2016.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