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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한국교회읽기5

건강한 교회와 일상성 어떤 교회여야 하는가? 일상성이다. 건강한 교회는 교회원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쪽으로 기능한다. 그 반대가 아니라. 그동안 한국교회는 풍족한 인프라로 욕망을 추구하기 용이한 환경이었다. 교회 안으로 무수히 많은 사람과 그에 따른 천문학적인 재정이 흘러들어왔다. 넘쳐나는 인력은 [건물 안의 하나님의 왕국kingdom of God]을 구축하는 데에 동원되었고, 주체가 안 되는 재정은 건물 증개축, 신축 뿐 아니라, 각종 명목의 부동산을 사는 데에 쓰였다. 기도원, 묘지, 교육관, 건축부지, 주차장, 학교 다양한 부지를 마련했다. 그렇게 건물 안의 왕국을 성경적인 하나님나라와 동일시 여겼고, 인적 물적 인프라를 빨아들이고 소비시켰다. 한바탕 좋은 시절이 지나고 난 지금. 그 왕국은 건물만 남은 초라한 성전이.. 2023. 10. 1.
신앙인의 정신건강 종교의 역할 중 하나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본다. 이 부분만 수행 돼도 사회는 많은 유익을 얻을 것이다. 기독교라는 종교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지난 시간 교회가 이것에 제 역할을 해왔는가 하는게 주된 관심 중 하나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 고민한 바 현재까지의 생각은 상당부분 부정적인 결론이다. 교회가 흥왕하던 시절, 동시에 사회가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성장하던 시절에는 그렇지 않은 줄 알았다. 신앙이 동기부여가 되고, 때로는 위로가 되어 개인의 내면과 삶에 좋은 역할을 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그 불씨가 사그라드는 시대. 교회도 경제성장도 이전 같지 않은 시대를 만나니 생각할거리가 많아진다. 신앙이라는게 환경에 종속되지 않는 보편성을 줄 수 있어야 할텐데, 그렇지 않고 역으로 환경이.. 2023. 8. 22.
교회개척의 상상력 평소 친분있는 세명의 목회자를 그분들 현장에서 뵈었다. 모두 제도권교회의 경계선에 있는 목사들이다. 이젠 '개척교회 목사'라는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아졌다. 목회가 다원화 되었다. 이건 주도적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는데 어쨌든 한국교회 구조는 생각이상으로 큰 변화가 진행중이다. 한 명은 몇년전 연구소 공간에서 주일에만 사용하여 예배를 드리게되어 친분을 갖게 됐는데, 당시에도 목회적 고민과 교회공간, 그리고 변화하는 흐름에 대한 대처, 그리고 생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페북으로 소식만 듣다 이번에 찾아가보니 북카페를 마련해 아내가 그곳을 운영하며 교회공간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돼 가는 것 같았고, 본인은 조금씩 일손을 돕던 목수일을 본격적으로 해나가고 있었다. 공간이 참 좋았다. 직.. 2022. 11. 9.
한국교회와 영끌 의식하지 않아도 하게 되는 일은 한국교회를 복기하는 일이다. 최근 르포, 다큐, 탐사보도 등으로 얼마 전까지 이슈였던 2030 영끌, 그 이후에 대해 다루는 걸 종종 본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원인과 그에 대한 윤리적 판단은 배제하고 지금 그들은 어떠한가를 보면 상당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듯하다. 영혼을 끌어모았지만, 금리는 오르고, 주식은 연일 신저가를 갱신하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도 접한다. 근본적인 사회구조를 넘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건 몇몇 성공신화에서 비롯됐다는 진단이 있다. 미디어를 통해 파이어족이 된 이들의 간증(?)을 접하며 나도 할 수 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은 것이다. 그게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그 결과 극소수에게 놓인 의자에 앉지 .. 2022. 11. 8.
한국교회는 숙의熟議 기독교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간의 한국교회는 교회성장론에 함몰돼 성장지상주의를 추구했다. 하지만, 상당부분 경제성장과 맞물려 진행되었던 그것은 경제성장이 꺾임과 동시에 정체되었다. 게다가 사회가 다원화되고 입체화 됨에 따라 기독교의 목표를 매우 단순화 해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목회형태는 더이상 지지받기 어려워졌다. 동시에 그렇게 초고도 성장을 추구한 한국교회의 폐해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며 사회의 지지를 얻기도 어려운 형국이 되었다. 그렇게 한국교회는 성장을 멈추고, 나아가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들어서며 그간에 사용해오던 구호와 방법론 프로그램들이 무용해지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황 인식을 하지 못한 대다수의 교회는 여전히 교회 내부적으로는 예배당건축과 교회성장을, 외부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출세하라는 고지론을 주요 메시지로 양산해 왔.. 2022.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