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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주호민 [출처- 주호민 인스타그램] 얼마전 웹툰작가이자 유튜버? 파괴왕 주호민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집안에 강도가 들었고, 본인은 흉기를 든 상대에 놀라 넘어지고 손에 상흔을 입었으나, 아내의 신고로 검거됐다는 내용이었다. 강도는 주작가에게 수억의 현금을 요구했다고 한다. 직접 아는 지인은 아니나 익숙한 누군가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하니 놀랄 일인데, 기사를 찬찬히 읽어보니 그보다 더 의아한건 범인이 검거된 후 주작가의 반응이었다. 기사에서는 그가 범인의 범죄동기를 알게되고 그에 공감하며, 구속될 아버지로 인해 남게 될 그의 자녀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도무지 이게 무슨 말인지. 일단 이게 가감 없는 팩트 기사인건지, 그렇다면 과연 이런 말을 한 주호민은 저게 진심인건지. 아리송함을 넘어.. 2022. 10. 20.
두 권의 노트 두 권의 노트를 씁니다. 한 권은 그날의 생각을 기록하는 다이어리이고, 또 한 권은 한 장씩 읽어나가는 성경본문에 대한 묵상을 기록하는 노트입니다. 일기는 어린시절부터 매일은 아니어도 꾸준히 써온 것이어서 새롭지는 않고, 성경읽기를 기록한 건 작년부터인데 개인적으로 유익이 됩니다. 디지털 디바이스가 늘어가며 언제 어디서든 소셜미디어와 각종 정보에 노출이 되니 스쳐지나가는 정보의 양이 많아집니다. 순간순간 통찰을 얻기도 하지만, 대개는 머물지 못하고 흘러가고요. 여러 생각이 늘 흘러지나가다보니 뭔가 존재 자체도 뿌리내리지 못하고 흐르는 느낌이 있습니다. 손으로 쓰는 노트의 유익은 일단 느린 속도입니다. 느린만큼 생각의 여유가 생기고 그 순간 자체로 쉼이 되는 기분이 듭니다. 빠르게 흐르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2022. 8. 22.
이상하게 끌리는 집 좋아하는 프로 중 하나가 [EBS 건축탐구 집]이다. 꼭 챙겨보지는 않고 채널 돌리다 머물면 끝까지 보곤 하는데, 어젠 마침 시작시간과 맞아 전체를 보게 됐다. 보통 두 집 정도를 소개하는데, 주제가 '이상하게 끌리는 집'이었다. 궁금했는데 보고나니 제목과 어울리는 매력적인 두 집이더라. 첫째 집은 매우 모던하게 -그동안 봐 온 어떤 집보다도 모던하고 세련된- 지어진 이층집이었다. 외관도 전형적이지 않고, 집이라기보다 사무실이나 빌딩같은 느낌이었고, 실내는 더욱 그렇더라. 1층 내부에 큰 아일랜드 식탁과 긴 테이블이 놓였고, 안쪽으로는 유리벽으로 나뉜 개인 서재인가 싶은 방이 있었다. 건축주는 어린 자녀를 둔 부부인데, 젊은 나이에 어떻게 벌써 저런 으리으리한 집을 지었을까 하는 맘이 드는 것도 잠시, .. 2022. 8. 22.
성경, 위대하지 않은 이야기 성경은 위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일상을 초월한 위대함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이고 우리 일상의 소중함을 말하는 지점에서 위대한 이야기다. 현실파괴적인 위대함이 아니라, 건강한 일상의 위대함이다. 그렇게 보면 어쩌면 위대하지 않은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한국교회 오류는 이 위대하지 않은 이야기를 너무도 위대하게 읽어왔다는 것이다. 출애굽기를 읽으며 15장 이후 광야에서의 내용은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를 만나 불평하고, 투정하고 해결되면 잠시 안도하다 또 다시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우리네 먹고 사는 이야기에 다름아니구나 싶었다. 메시아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 위대하지 않은 예수의 삶과 죽음을 너무도 위대하게 봐온게 아닐까. 예수께선 그를 따르는 이들의 기대와 달리 생애.. 2022. 8. 12.
한국교회는 숙의熟議 기독교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간의 한국교회는 교회성장론에 함몰돼 성장지상주의를 추구했다. 하지만, 상당부분 경제성장과 맞물려 진행되었던 그것은 경제성장이 꺾임과 동시에 정체되었다. 게다가 사회가 다원화되고 입체화 됨에 따라 기독교의 목표를 매우 단순화 해 고도성장을 추구하는 목회형태는 더이상 지지받기 어려워졌다. 동시에 그렇게 초고도 성장을 추구한 한국교회의 폐해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며 사회의 지지를 얻기도 어려운 형국이 되었다. 그렇게 한국교회는 성장을 멈추고, 나아가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들어서며 그간에 사용해오던 구호와 방법론 프로그램들이 무용해지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상황 인식을 하지 못한 대다수의 교회는 여전히 교회 내부적으로는 예배당건축과 교회성장을, 외부적으로는 사회적으로 출세하라는 고지론을 주요 메시지로 양산해 왔.. 2022. 4. 22.
왜 일반은총인가? 목회자 스스로 납득 필요 과거 반사회-반문화적 신학, 교회문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있는 성경적-신학적 근거가 필요하다. 일반은총 학습은 보수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평신도 일상/삶에 대한 이해와 돌봄 하나님나라는 교회건물이 아니다. 모든 세상, 모든 영역이다. 세상을 알때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필요를 알고 이해하고 도울 수 있다. 시대변화에 따른 종교, 교회구조 변화 기성 종교시스템의 적실성에 대해 의문이 있어왔지만 특히 COVID-19 이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종교구조는 해체-재구성이 불가피하다. 집단적이고 평면적이며 일상과 괴리된 종교적 구조는 그 실효를 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종교는 모임의 형태와 방식을 넘어 신학-성경해석의 변화, 나아가 복음 메시지의.. 2021. 10. 15.
영혼이 있는 목회 주일이다. 불과 일년 전만 해도 예상치 못하던 한국교회 모습이다. 불확실에서 비롯되는 불안정함이 관련자들에게 느껴진다. 이럴수록 고민의 방향은 다른쪽이어야 한다. 그간 습관처럼 의식해오던 [숫자]가 아니다. 그게 예배당이건 가상공간이건 숫자는 본질상 큰 의미가 없다. 그보다 중요한건 [영혼]이 있느냐 하는 것. 오롯한 정신을 담아내는 종교행위이냐는거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건 모임의 대상, 청중이전에 종교지도자-목사의 존재다. 한국교회는 90-2000년대 유례없는 교회성장의 시기를 지냈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본질을 망친 원흉이 되었다. 모든 것이 넘쳐나니 고민의 방향은 예배당건축, 이벤트, 교인관리로 모아졌고 목회자 수급 역시 그에 맞게 이루어졌다. 사역자를 구하는 공고에는 우습게도 경영, 마케팅을 전공.. 2021. 3. 17.
고지론와 능력주의 신앙 샌델의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은 의외로 목회신학적 통찰을 줍니다. 샌델의 '능력주의 신화'에 대한 비판은 능력주의 신앙, 능력주의 신학을 포함합니다. 특히 2장은 미국 내 능력주의 윤리에 대한 기원을 살피는데, 멀게는 어거스틴에서부터 내려와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 루터, 칼빈, 그리고 막스베버, 가깝게는 번영신학의 전도사 조엘오스틴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사상과 메시지가 어떻게 이 능력주의 윤리에 관여했는가를 훑어내려옵니다. 지금 신학자의 책을 읽고있는가 싶을 정도로 의아하고,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복음주의 근간을 추적해 정밀하게 해부하는 내용은 짜릿합니다. 목회자들이 관심가질 대목입니다. 한국교회는 90-2000년대 이후로 메시지를 잃었죠. 그시절, 신자유주의 물결을 타고 한국사회도 성공주의에 취해있던 그.. 2021. 3. 16.
개척을 안 했으면 좋겠다 ​ 개척을 안 했으면 좋겠다. 그걸 왜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꼭 하겠다면 요행을 바라지 말고, 먹고살 명확한 방도를 마련해야한다. 사람 모아서 교회 운영하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처럼 수백, 수천명이 예배당으로 몰려드는 시대도 아니고. 혹여 몇십명의 교인이 모인다 하더라도 그게 곧 재정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예산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원 증가는 오히려 재정적으로 운영에 부담을 준다. 아무래도 개척교회 교인 유입은 운신의 폭이 자유로운, 청년들이기 쉽다. 헌데, 이 시대 청년의 적지 않은 비율은 구직중이다. 경제적으로 어렵다. 이들을 돌보기 위해 예산이 필요한데, 개척교회엔 그게 없다. 운영에 도움이 되는 장년층은 여러 기존교회 관계망과 가족들의 여건을 고려할 때 움직이기 쉽지 않다. 이런 상.. 2018. 11. 15.